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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llet 初春花形歌舞伎 (0) 2010.01.19
bullet 2010년 1월 1일. (0) 2010.01.01
初春花形歌舞伎 2010-01-19


지금은 동경을 떠나 고향 나가노에서 광고회사를 다니고 있는 M양이

몇 달 전에 메일을 보내왔다.

일 관계로 알게 된 프리 아나운서가 카부키를 보는 모임을 갖고 있는데

2010년 1월에 심바시엠부죠 (新橋演舞場) 에서 열리는 공연을 좋은 자리에서 보고

공연 후에는 배우와 함께 환담을 나누는 다과회가 마련되는 기회가 있다고.

가지 가지! 가야지! 우리 둘 다 갈래! 예약 해 줘!

 

 

시간이 흘러흘러 2010년이 되었고, M양은 하루 전에 상경,

오랫만에 우리집에서 또 수다의 한 판을 벌이다가 다음날 셋이 사이좋게 긴자를 향했다.

 

내가 뮤지컬 등의 공연물을 보게 된 것은 아유 완! 전! 마녀와 야옹님 덕분이지 뭐겠어요.

당최 그런거 보는 사람 주위에 없었을 뿐더러,

그게 한두푼 하는 것도 아니라 어쩌다 한 번 볼 때면 큰 결심을 해야하는 거고,

그러다가 초대권 받는 입장이 되어서야 몇 번... 아 불경스러워-

하여간에 저 두 부부의 강력한 영향력으로 나도 관극의 취미를 갖게 되었지 뭡니까.

저를 사람 만들어주신 분들이에요-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

 

여튼 카부키는 어디서 어떻게 봐야할지, 주변에 또 너무 봐주시는 분들이 없어놔서

이제까지 기회만 노리던 참이다.

너무 보고 싶었다고!!!

 

게다가 별 지식이 없는 나같은 사람이 이름을 알 정도인

요즘 한참 뜨거운 소식 들려주시는 에비조 (海老蔵) 가 수줍은 처녀역을 연기하시고

 

카부키 이외에도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약 중인 나카무라 시도 (中村獅童) 가 나와주신다니

흥미진진하지 않겠는가!

 

신바시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긴자에 위치한 신바시엠부죠에 도착.

M양을 통해 알게된 카부키의 달인들로부터

"대사를 알아들으려고 애쓰지 마라! 어차피 못알아듣는다"

"네가 고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이어폰을 빌려라!"

"구내의 식당이나 바로 앞에 있는 도시락집은 매우 붐비니

아예 아침부터 도시락을 구입해서 들어가라!"

등등의 조언을 받고 네네, 네네, 그 말 그대로 따라하는 중,

"흠... 난 이어폰 필요 없지 않을까" 라고 건방을 떨던 히서방은

1막이 끝나고 나서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르겠어!!!!!!! 이어폰 빌려야겠다!!!!" 라고 뛰쳐나감.

 

 

극장 분위기는 이래요.

 

 

 

무대와 연결된 저 왼쪽의 하나미치 (花道) 는 무대의 극적 효과를 위해 사용되는 곳으로

바로 저 옆에 마련된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오오, 역시 잘 아는 분들과 함께 행동하면 이런 좋은 자리에서 데뷔를 할 수 있구나. 좋다 좋아.

 

 

우리가 본 것은

요즘 계속 TV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에비조가 혼자 10역을 맡아 하는 저녁 공연이 아니라

1시간여를 조금 넘는 짧은 무대가 휴식시간을 끼고 3개 상연되는 낮공연이었는데

1월 공연 내내 티켓이 모두 판매되었다는 소식도 놀랍고,

공연장을 메운 관객층이 대부분 나이많으신 어르신들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 번 놀랬고,

그리고 다들 너무 튀지 않지만 품격을 잃지 않는 세련된 차림들이라는 것도!

그리고 그리고 에비조와 시도가 나름 열심히 본업에 충실하다는 점도, 으하하하하하-

하지만 매체에 너무 드러나게 되면 그 배우의 캐릭터가 너무 강조돼서

공연 자체에 스며들지 못하는 불멸의 사실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나 할까.

당최... 나비들과 목단 꽃을 즐기며 하늘하늘 춤을 추는 처녀아이가 아니라

전신 루이비통으로 감싸고 긴자와 롭봉기의 밤거리를 쏘다니며

연예인 일반인 할 것 없이 일단 한 번 사귀고 보는 에비조만 보이니 어쩜 좋아-

 

 

 

3개의 무대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쿠로즈카 (黒塚) 라는 작품으로,

속세에 한을 품고 산속에 칩거하며 지나가는 나그네들을 잡아먹는 귀신할머니가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귀의하려는 순간,

들여다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던 본인의 방을 스님의 몸종이 열어보자

역시 믿을 놈은 하나도 없었다!!! 으어어어억!!!! 하고 다시 귀신으로 변신하는

전설의 고향 적 스토리였는데,

중간 중간 어라? 다른 작품하고는 좀 안무가 다른데?

뭐지 이 위화감이라기 보다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이 그리움은...?

아니나 다를까, 이어폰에서는 당시 안무가가 러시아 발레를 보고 영향을 받았... 아 맞아!

테트리스 춤이었숴!!! 아하하하-

 

 

전통이라는 것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닐 뿐더러

있는 그대로 아무런 변화없이 전해지는 것도 아닌 법.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고, 그것을 가공하여 더욱 새로운 것으로 만들어가면서도

기존의 큰 틀은 흔들리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무엇보다,

결코 적지 않은 돈을 지불하면서 보러 와주는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내용이 되어야.

관객들 또한 대대로 이어져내려오는 배우들을 아끼고, 관극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을 가져야할 것이다.

 

아- 데뷔전치고는 너무나 훌륭한 경험.

기회만 된다면 꼭 여러곳 찾아다니고 싶습니다요.

 

 

오랫만에 나카무라야나 다시 볼까... 으하하하

201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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