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요상시럽게 날씨가 더워주시더니
오늘은 비가 촉촉하게 오는 것이 기온이 좀 떨어지면서 살 것 같...
다고 한 순간 생각했으나 습도가 뽝! 올라가면서
아아, 이제 좀 있으면 장마가 오겠지,
아아, 장마가 지나면 덥겠지,
아아, 올해도 계획정전, 강요된 절전, 선풍기로 연명,
아아악 아아아악!!! 하고 블루해지려고 하는 가운데
그래도 비님이 온답시고 음악을 랜덤으로 틀어놓고 책상 앞에 앉아있다가
울컥! 해버렸습니다. 울컥.
요상시럽게 동경일화가 소시적의 음악일기처럼 되어버리는 것 같아 자중할까 했었는데
(그래서 레이디 가가 공연 후기도 묵히고 있는데!)
뭐 어쩌겠어요, 비님 탓이죠.
내가 좋아하는 남자 보컬이라는게 기본적으로 마이클 잭슨에 엘 드바지 쪽인지라
요즘 세상에 오디션 프로에 나가면
가창력 없단 소리 듣고 마음에 상처나서 집에 돌아갈만큼 목소리가 가늘어야 제맛이니
야마자키 마사요시 (山崎まさよし) 를 들을 때마다 딱히 마음이 동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톤이 굵은 것도 아니지만
일단 입속에서 웅얼웅얼- 하는게 속이 좁 깝깝한데다
음악하는, 혹은 듣는 냥반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만한 게
기본적으로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스타일을 별로 좋아하지 않...
심지어 기타 소리도 그닥 좋아하지 않...
노래라는게 일단 춤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혼날까봐 일단 말을 얼버무리고 봄)
뭐 어쩌겠어요, 사람마다 스타일이 있고, 취향이 있는 건데
일단 깨춤을 추면서 우릿히- 를 해줘야 가슴 뻐근해지는
일차원적인 취향을 가진 사람이라고 이해를 좀... 흑흑
뭐 여튼.
야마자키 마사요시라면 일단 제일 대중적인 곡으로는
SMAP이 커버해서 유명해진 셀러리가 있겠고.
(히서방이 오랫동안 '파슬리' 라는 제목으로 착각하던-)
아이고 오빠야, 1996년에는 애기였구나 애기!!!
제대로 알현한 것이 후덕30대 이후였던지라 제가 몰라뵈었어요,
아, 저 좁은 어깨에 티셔츠, 청바지, 덧니 너무 좋다-
집안 살림하다가 갑자기 속옷차림 언니들과 뒹구는 설정 저거, 으하하하
말보로 레드 피우면서 벌러덩 진짜!!!
그 다음으로는 오늘 진지하게 소개할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 가 되겠습니다.
페이지 접고 어쩌고 하는 고급기술을 구사하지 못하니
바로 가사 들어가요.
하아... 주옥같은 가사가 나의 발번역으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
더 이상 무엇을 잃어야 용서 받을 수 있을까
얼마나 아픔을 겪어야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까
One more time 계절이여 변하지 말아줘
One more time 장난치며 즐겁던 시간이여
마음이 부딪칠 때마다 내가 먼저 양보했었지
고집 피우는 그 성격이 오히려 사랑스러웠어
One more chance 아직도 기억에 사로잡혀서
One more chance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어
언제나 찾고 있어
어딘가에 있을 너의 모습을
건너편 플랫폼,
뒷골목의 창문,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만약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바로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야
모든 것을 다 걸고 너를 안아줄게
외로움 때문이라면 누구든 상관없겠지만
별이 떨어질 것 같은 밤하늘 아래에서는 내 자신을 속일 수 없지
One more time 계절이여 변하지 말아줘
One more time 장난치며 즐겁던 시간이여
언제나 찾고 있어
어딘가에 있을 너의 모습을
교차로에서도,
꿈 속에서도,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기적이 만약 일어난다면
지금 바로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
새로운 아침,
나의 미래
말하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도
여름의 기억이 되살아나네
갑자기 사라진 심장 소리
언제나 찾고 있어
어딘가에 있을 너의 모습을
새벽 거리,
사쿠라기쵸에서,
이런 곳에 올 리가 없는데
만약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지금 바로 네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거야
모든 것을 다 걸고 너를 안아줄게
언제나 찾고 있어
어딘가에 있을 너의 조각을
여행지의 가게,
신문 한 구석,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기적이 만약 일어난다면
지금 바로 너에게 보여주고 싶어
새로운 아침,
나의 미래,
말하지 못했던 사랑한다는 말도
언제나 찾아버리고 말아
어딘가에 있을 너의 미소를
급행열차를 기다리는,
건널목 근처,
이런 곳에 있을 리가 없는데
내 삶이 반복된다면
몇 번이고 네가 있는 곳으로 갈 거야
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너 이외에 소중한 것은...
많은 기억들이 떠올랐다.
학교 앞에서,
까페 창문 너머로,
추운 겨울 손 호호 불며 택시를 잡으면서
나타날 리가 없는 사람을 계속 찾고 있는 마음.
핸드폰 따위 없고 막 삐삐, 아니 그것마저도 없이 집전화 앞에 앉아있다거나
어쩌다가 미칠듯한 우연으로 아주 조금 환한 뒷자락을 보게 된 후,
그 빛이 사라지고나면 더욱 어두워지던 기분.
나의 미천한 경험 쬐금 더하기,
어쩌면 내가 경험하지도 않은 일들이
마치 내가 겪은 일인양 둔갑해서 마음을 짓누르는데
울컥 안하겠냐고요.
그래, 그럴 때가 있었지.
100%는 아니어도 꽤 많이 알 수 있을 것 같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는 마음도 땡땡해지고,
보고 싶어 죽을 것 같은데 못보는 사람도 없고
"싫어! 안먹어! 배부르단 말이야!" 싶은 매일매일을 보내다보니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아픈 마음.
아프지만 기억나게 해줘서 고마워요.
*
이 노래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도시전설처럼 돌아다니던 얘기가 있었는데
코베 대지진 때 죽은 여자친구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고!!
헉! 그렇게 생각하면 가사가 너무 끔찍하잖아!
"갑자기 사라진 심장 소리" 라던가 "어딘가에 있을 너의 조각" 이라니!!! 엉엉 ㅠ.ㅠ
하지만 발표가 좀 늦어졌을 뿐
노래는 지진나기 한참 전에 만들어졌다고 밝혀져서 좀 다행.
아니, 많이 다행;
또한 이 오빠가 알게모르게 2년전에 결혼을 했는데
부인의 사진은 물론 직업과 이름등 정보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사생활을 보호하려고 했으나
물론 귀신같은 분들 손에 인터넷에 부인의 사진이 대공개.
난리가 났어요 난리가.
"그렇게 찾으러 다니더니 결국 찾은 게 이거냐" 가 대세인 가운데
웃을까 울을까 망설였습니다.
아우 재치스럽지만 잔인한 냥반들;
*
나이가 들면서 취향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고
아니면 그냥 스킵스킵하는 못된 버릇이 조금 고쳐졌을 수도 있고
요즘들어 노래를 다시 발견하는 맛이 아주 상콤합니다.
날씨가 좀 더 맑았더라면 향후 몇 년간 이 노래를 이렇게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요.
비님 탓이에요.
Blame It on the Rain??? 아이고- 하하하하하하하
*
반복 재생하면서 마누라가 꿈결같은 옛추억에 젖어있는 와중에 히서방의 오늘의 한마디.
"이거 완전 스토커 노래잖아. 맨날 찾으러 다니다가 죽어서도 또 만나자네-"
아우 감수성 이상하게 돋는 냥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