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 펀샵 뉴스 불과 싸우는 사람들

F#_광고맨 | 2020-02-05

불과 싸우는 이들이 있습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일이 있습니다.

우리는 거북이 코에 꽂힌 빨대 사진을 보면서, 커피 빨대를 질겅질겅 씹기도 하고

출렁이는 뱃살을 보면서, 배달의 민X을 켜기도 합니다. (이건 좀 다른 차원이네요)

희생정신과 사명감으로 타인을 위해 오늘도 무거운 장구류를 착용하지만,

관심으로부터 멀어져 있는 소방관에 대한 이야기를 해봅니다.

여기 2014년에 시작해서 2019년까지 이어진 이야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2014년 여름 31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 고 김범석 소방관님의 이야기입니다. 사인은 심장 혈관육종.

총 1021회 동안 화마와 싸우며 수백명의 시민을 구조하다가 걸린 희귀병이지만, 공무원연금공단 측에서 들은 이야기는 “혈관육종은 매우 희귀한 종양으로 유독성 물질 등에 지속해서 노출된 것이 원인이 된다는 의학적 근거가 없고, 그 발병 원인이나 감염경로 등이 분명치 않아 공무에 기인한 질병으로 볼 수 없다.” 라는 말과 유족보상금 부지급 처분뿐.

이 이야기는 여기서 다시 시작됩니다.

소방관이 암에 걸리면 당연히 보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고, 개인의 질병인지 업무와 관련된 것인지 명확하게 밝혀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 한 청년이 있었습니다. 공무상 상해 인정을 받기 위한 기나긴 싸움과 소방관분들이 처한 장비 부족 문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통해 알게 되지만 누구도 선뜻 신경쓰지 않는 문제를 위해 가방을 만드는 기업이 탄생합니다.

119REO
불과 같이 싸우는 이들과 그들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

119REO는 Rescue Each Other의 줄임말로, 소방관과 우리 서로가 서로를 구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평균 1년간 10,000벌 버려지는 폐방화복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고강도의 신소재로 현장에서 기능을 다했지만 비나 눈에 젖지 않는 생활방수가 되고,

불에 옮겨 붙거나 타지 않는 방염기능이 있는 좋은 소재의 방화복이 멋진 가방이 되어 탄생했습니다.

1벌에 상의 16조각, 하의 10조각, 총 36개 조각의 폐방화복을 수거,

수작업으로 분해하고 이어 붙이고 꿰맸습니다.

그리고 고 김범석 소방관님을 비롯한 많은 소방관분들의 이야기를 가방에 담아 전달했습니다.

판매 수익금의 50%를 암투병 소방관들을 위해 기부했고, 끝난 것과도 같았던 이야기가 마침내 이어졌습니다.

2019년 9월 19일

고 김범석 소방관님의 공무상 상해 소송이 마침내 승소했습니다.

"아들에게 병에 걸려 죽은 아빠가 아니라 소방관 아빠로 기억되고 싶어" 라는 유언이 지켜졌습니다.

누구나 알 수 있지만 신경쓰지 않는 일에 관심을 갖고 가방을 만들기 시작한 기업과,

이야기를 듣고 실천에 옮긴 수많은 개인들이 이뤄낸 결과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119REO는 계속해서 가방을 만들고 있습니다. 팔찌와 다이어리, 캘린더도요.

고 김범석 소방관님의 이야기 말고도 아직 관심을 받지 못한 많은 이야기들을 위해서요.

펀샵에서도 짧게 나마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지구 반대편의 이야기도, 키보드 몇 번 마우스 몇 번이면 알 수 있는 세상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만큼 화가 나고 속상하며 슬픈 이야기들도 몇 트럭 쯤은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와닿는 것은 아니지만,

신경쓰지 않는 것에 신경을 쓰는 것부터가 중요하게 느껴지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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